[한국경제] “에너지 쇼크 막는다”…동해 가스전 파트너 BP 선정

영일만석유

정부가 한국석유공사 동해 심해 가스전 2차 시추 파트너로 글로벌 석유 메이저 BP(브리티시페트롤리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시추(대왕고래) 실패와 정치적 논란 속에 좌초 위기에 놓였던 사업이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위기를 계기로 다시 살아났다는 평가다.

10개월 만에 우선협상대상자 확정

산업통상부와 석유공사는 최근 BP 측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통보했고, 양측은 지분율, 투자 조건, 조광권 설정 등 세부 계약 조건을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해 가스전은 작년 초 1차 시추 결과 가스 포화도가 기준치(40%)에 크게 못 미치는 6%에 그치면서 위기를 맞았고, 이후 공익감사 청구로 나머지 6개 유망구조 탐사도 중단됐다. 통상 심해 시추 성공률이 20% 안팎에 불과해 다수 시추가 필요한 사업 특성이 예산 낭비 논란에 가려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와 석유공사는 글로벌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여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회당 약 1000억원이 드는 심해 시추 비용과 실패 위험을 메이저 기업과 나누는 구조다. BP는 멕시코만, 북해 등에서 심해 시추 경험이 풍부한 회사로, 대왕고래 외 나머지 유망구조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 가스전 파트너 BP 선정

사진 출처: 한국경제

호르무즈 사태가 분위기를 바꿨다

석유공사는 작년 10월 BP를 사실상 우선협상자로 점찍었지만 정부의 검토 미비로 최종 승인이 미뤄졌고, 입찰제안서 유효기간 만료 직전에 기한을 연장하는 등 진행이 더뎠다.

하지만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고 카타르가 LNG 공급 불가를 선언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자 정부 입장이 달라졌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3%에 이르는 한국으로서는 자체 에너지원 확보가 안보 차원의 과제로 떠올랐고, 이런 배경에서 사업이 최종 승인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애초 대왕고래 외 6개 유망구조를 고려하면 최소 5공 이상의 시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석유공사와 BP는 조광권 협상이 끝나는 대로 구체적인 재시추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독자적 에너지 공급망 확보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일 메이저와의 협업을 통한 시추 노하우 축적, 그리고 가스 채굴 후 빈 심해 지층을 탄소포집·저장(CCUS) 시설로 활용할 가능성도 장기적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출처: 한국경제, 김대훈·김리안 기자 (202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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